
새로이 발표된 VAIO P 시리즈의 모습

처음에 전 이 사진이 장난치는 것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공식 판매촉진 행사에서 이렇게 나왔다고 하더군요 -ㅅ-;
또 하나는 광고를 떠나 그 제품의 특성에 알맞는 가격대를 형성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넷북이라는 분야에 있어서 고가의 전략은 절대로 먹혀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이미 10인치, 8.9인치 스크린의 나름 작은, 같은 성능에 가격은 반인 넷북들이 널려있고, 항상 그렇지만 컴퓨터 분야의 영원한 촌놈들인 LG와 삼성, 삼보같은 업체들도 이 소니 '노트북'보다는 훨씬 싸게 자신들의 넷북들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소니는 이런 아톰 기반의 '노트북'에 달린 여러가지 자잘한 장치들이 자신들의 승부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는 듯 합니다. 트랙포인트라던지(일명 빨콩) '인스턴트 온'이라 하여 별도의 부팅없이 노트북에 들어있는 음악 파일 등을 불러오는 것들이죠. 하지만 앞서 말했듯, 이런 기능 몇가지와 아주 얇은 두께의 넷북을 위해 50만원을 더 지출할 소비자들은, 특히 이런 경체파탄 지경에서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소니의 이런 제품은 그다지 높은 성능이 필요치 않은데 돈만 많은 소수의 사람들과 몇몇 안되는 일본사람들에게만 통하고 사양길로 접어들 것이 뻔합니다. (사실 100만원에 조금만 더 보태면 훨씬 강력한 성능에 더 편한 일반적인 '노트북'들이 이미 레노보와 델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식의 삽질 역사는 소니에게 정말 각별합니다. 대체 언제부터 소니는 이런 삽질을 계속하게 된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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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MP3P가 등장해서 국내음반시장을 좀먹기 시작하기 직전인 중학교 2학년의 나이에, 저는 아직도 기억나는 그 당시 세상에서 가장 얇았던 소니 CDP를 동네에 있던 소니 공식 대리점에 가서 35만원 주고 구입했었습니다. 그 당시 소니의 CDP는 정말 기술의 집약이었습니다. 얇으면서도 내장된 리튬이온 배터리와, 또 추가로 장착할 수 있는 AA 사이즈 건전지가 수납되는 장치... 살짝 꽂으면 충전이되는 멋진 크래들과 부드러운 알루미늄 본체.. 이런 멋진 제품을 생산하던 소니는 2009년 현재, 대체 어디로 가버린 것이냔 말입니까!
소니의 몰락은 제 생각에 MP3의 등장과 함께 시작된 것으로 기억합니다. 지금은 완전 촌놈이 되어버린 아이리버가 삼각형의 유려한 디자인을 갖춘 보급형 MP3P를 양산하고 여기에 뛰어든 삼성을 비롯한 수많은 중소업체들 덕분에 그 당시 저를 비롯한 학생들은 신나게 음악을 들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소니의 대작인 MD, Mini Disk의 약자였습니다.
그 와중에 나타난 것이 소니 MD라는 것이었는데... 소니가 장인정신으로 만든 희안한 녹음테이프 같은 작은 시디와 네모난 모양의 알루미늄 본체를 가진 음악재생기었습니다. 저는 그걸 한번도 사려고 하지 않았는데, 일단 가격이 너무 비쌌고 알고보니 CD에서 녹음을 직접하는 것이었습니다. 음악을 자기가 원하는 것마다 돌아가면서 듣는 MP3P와 달리, MD는 너무 불편했고 비쌌을 뿐만 아니라 정말 쓸 사람들이 거의 없던 제품이었습니다. 지금의 VAIO P가 그렇듯 말입니다.
결국 소니도 MD가 안팔리니, 결국 MP3가 재생되는 CDP와 함께 워크맨 상표를 붙인 소니의 'MP3P'같은 물건들을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역시 장인정신을 발휘한 소니 전용 파일 형식으로 만든 음악만을 들을 수 있었던 것이었고, 두번째는 가격이었습니다. 가격대비 용량이 너무 작은데다가 일반적인 MP3P가 재생이 안되었던 모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니 소니의 가전제품들은 정말 몇몇 안되는 마니아들만이 쓰는 희귀한 것이 되었습니다. 후에 MP3 파일이 병행으로 재생되는 제품이 나왔지만 여전히 가격은 해결되지 않았고, 용량도 적을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몸체에 도금된 금속들이 너무 빨리 떨어져나가는 문제에 성인용품같은 이상한 디자인도 사람들이 소니 제품을 기피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었습니다.(길다랗고 단단해보이는데가 번들번들 윤이 났으니 말입니다)
그리하여 소니는 현재, 과거에 누렸던 '음악재생기기'에 관련된 모든 지위를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Sony batteries on the fire, 출처 : http://www.techshout.com
한편 이런 작은 음향기기 외에 소니가 가진 또다른 역작인 VAIO 시리즈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항상 그랬지만 소니의 제품들은 항상 남달랐던 것이 있었습니다. 일단 가격이 비쌌고, 전통적인 알루미늄의 외관을 쓴 제품들은 사람들에게 감전을 일으켰습니다. 심지어 배터리가 터지는 사건들이 한번도 아닌 4번에 걸쳐 발생해 소니 배터리를 쓰는 자사 제품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다른 노트북 회사들도 소니 배터리를 대량 리콜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결국 소니의 배터리는 '백괴사전'(위키피디아 패러디 사이트)에 '소니 배터리'라는 항목으로 등재되어 "소니 배터리는 소니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를 가장한 무기이다."라는 굴욕적인 모습으로 남아있게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오직 핑크색으로만 된 노트북을 내놓는 식으로 PSP에 적용하는 색깔 바꾸기 기술을 바이오 시리즈에도 적용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보입니다만, 그런 핑크색 강화플라스틱으로 된 저사양의 노트북을 120만원 정도 주고 살 사람을 별로 없다고 생각됩니다.(게다가 삼성에서 재빠르게 카피 제품을 내놓아서 국내의 경우만 봐도 살 사람은 더더욱 없어보입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바이오라는 제품 또한 소니를 사랑하는 소수의 사람들만을 위한 제품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항상 그랬지만 가격이 성능에 비해 너무 비쌌고, 앞서 말한 무시무시한 사건들로 완전 신뢰를 잃고 말았습니다.
물론 소니에게는 플레이스테이션이 있었지만, PS3는 Xbox360과의 경쟁에 맥을 못추고 있는데다가 역시 가격때문에 잘 팔리지가 않습니다. 소니는 PSP로 남은 기업이 되어버리고 만 것이지요.
제가 보기에 소니는 현재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PSP를 자주 버전업하고 다양한 변종들을 출시하는 것뿐, 더 이상 어떤 활로를 개척하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생각됩니다. 사망선고라고나 할까요.
과연 소니는 다시금 살아날 수 있는 것일까요? 이젠 닌텐도가 과거 게임보이의 아성을 닌텐도 DS로 부르짖고 콘솔게임은 Xbox360이 밀고 들어오는데, 주력 상품이었던 음향기기와 노트북은 이미 저 멀리 은하계를 넘어가서 다시는 찾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저의 짧은 생각으로 소니에게 충고를 해주고 싶다지만, VAIO P같은 프로토 타입 수준의 제품을 내놓는 마당에 달리 어떤 말을 해줘야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해본다고 해봐야 예전의 완벽한 품질을 되찾아라, 가격을 내려라 정도 밖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중학교 시절, 반짝이는 알루미늄 CDP로 저에게 기쁨을 선사해 주었던 소니가 부디 다시금 크게 일어나기를 기대하며 '디지털 시대의 촌놈' 2편을 끝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가격을 내려야 한다는 건 정말 공감하요~ ㅜ.ㅜ
답글삭제저도 SONY빠의 일종(?)이지만..
답글삭제저도 이해 않되는 제품을 내놓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또 가격대가 너무 비싼것도 사실이고요^^ 시대를 역행하는 브랜드라고 밖에..
위에서 언급하신 '핑크색 120만원짜리 노트북'...저희 사촌누나가 샀더군요..예쁘다면서..저한테 한번만 물어봤으면 훨씬 나은걸 추천해 줬을건데..
답글삭제헐, 변태기업이네요 ..
답글삭제@칫솔 - 2009/02/06 11:05
답글삭제그리고 뭔가 꽉 잡을 수 있는 제품라인을 개발해야겠지요 ㅠㅅㅠ
@악성코드 - 2009/02/06 12:43
답글삭제그렇죠... 고가라인과 함께 저가라인도 충실히 구성했으면 좋았을텐데, 그러질 못하는 게 소니의 고질병이죠
@아하하라 - 2009/02/06 20:02
답글삭제어흑 -ㅠ- 안타깝지만 다음 구매 시기에 제대로 도와드리세요 ㅠㅠ
@Noel - 2009/02/09 09:21
답글삭제변태같은 독과점에 눈이 멀어 실패한 경우가 정말 많았던 기업이죠 :) 뭐 베타 비디오도 그렇고 MD도 그렇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