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17일 화요일

역사를 모르는 슬픔 - 파독 간호사와 마초들

엄마의 나라에서 딴 메달이라 특별하다

위 기사는... 그렇다. 한 파독 간호사가 낳은 한 아이가, 말 그대로 어머니의 나라에서 메달을 땄다는 이야기. 항상 그렇지만, 대부분의 기자들은 이런 사실에 대해 민족주의적인 색채를 칠한다. 이런 일은 거의 매번 일어나기 때문에 그다지 이목을 끌만한 것이 못되는 요소이다.

하지만 이런 이목을 끌지 못하는 기사에는 정말 상당히, 너무나 이목을 끄는 덧글들이 달려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조국에 품에 다시 안긴(?) 이 모녀를 칭찬했겠지만, 어떤 사람들은 박정희 전 대총통께서 직접 내린 신성한 임무를 부여받은 이 파독 간호사분이 자신의 아이에게 한국어를 못 가르쳤다고 말한 것에 주목했다.

다음 뉴스에 뜬 댓글들 중 일부 - 1


뭐 보시는 바와 같이 전형적인 마초 네티즌이다. 이와 비슷한 마초주의적 댓글을 하나 더 찾아보았다.
그런데 이분들이 모르는 것으로 보이는 게, 그 당시에는 파독간호사들뿐만 아니라 파독 광부들도 많았다. 500명을 뽑는 광부자리에, 그 당시에 막혀있었던 외국으로 향한 길과 돈을 위해 4만명에 가까운 남자들이 고졸학력을 뽑는 자리에 학사출신들까지 몰리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그렇다면 그 많은 4만명이나 되는 한국의 남자들은 '미친 양공주'처럼 자신의 몸을 팔아서 한국을 버리고 떠난 것일까? 아마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분들은 그나마 '잘 살아보세'하고 떠난 것이고 '세계최대의 인간고기 판매'였던 한국 베트남전 파병 때와 마찬가지로 국가라는 이름의 폭력 속에서 돈을 빼앗기기도 했고 역시 자신들의 권리조차 제대로 지켜내지 못하였다.

파독간호사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나마 없는 살림에 그 어린 나이에 '조국'의 품을 떠나 간호사일을 한다는 것은 우리가 요즘 말하는 단순한 '된장'심리에서 나온 게 아닐터. 그러나 역사를 모르는 이 많은 누리꾼, 또 네티즌들이라고 불리는 자들이어.

슬픈 줄 알아라. 역사를 모르는 슬픔은 이런 것이다. 당신들을 위해, '조국'을 위해 이 땅을 떠나야만 했고 또 돌아오지 못하고 죽어갔던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ps. 혹 파독 광부에 대한 정보를 더 알고 싶으신 분이 있다면 '장인덕의 독일소식'이라는 곳에서 '노예로 보내지기 전까지'로 시작하는 '파독광부로 취직하기까지'라는 글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댓글 4개:

  1. 참..씁쓸하죠..국사 선생님께서 그러시기를 '박정희가 그들의 연금을 담보로 돈을 빌렸다.그래도 그들은 한국을 잊지 못하고 돌아와 마을을 만들었다..'라고 남해 독일마을을 소개하시더군요..저런 분들은 도대체 국사시간에 졸은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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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아하하라 - 2009/02/17 18:04
    제가 돌이켜 보건데 학교에서 안가르쳐서 그런 게 아닐까요. 전 이과였다가 사학을 전공하게 되었는데, 저도 사실 부끄럽게도 작년 중반쯤 되서야 이런 사실들을 알았습니다.



    사실 역사는 가장 객관적이여야만 하는 것인데 우리나라의 기반이 참 오묘하니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습니다.



    다만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 많아지길, 또 항상 말하고 다닐 사람이 있기를 기원할 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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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아.. 저런 사람들은 대체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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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Noel - 2009/02/18 09:11
    뭐 답이 없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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