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6일 수요일

인터넷에 시를 쓰면 안된다

좀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혹 나의 이야기들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공감할 수 있을 지 궁금해서 공모전에 나가 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한 번도 발표된 적이 없는 시여야 한다더군요 -ㅅ- 그러니까 '매체'를 통해서 발표가 되면 안되는데, 여기에 인터넷도 포함된 줄 상상도 못했습니다. 결국 얼마 안남은 상태에서 억지로 시를 지어내서 공모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거의 포기 상태입니다. 그나마 '발표'가 안된 건 딱 1편뿐이니까요.

말을 아끼라는 것이 무엇인지, 오늘만큼 잘 와닿는 날이 없었습니다.

2009년 8월 20일 목요일

샌드위치 먹기

혐오스러웠다면 죄송합니다 ㅠㅠ

냠냠.. 배고파서 샌드박 참치 샌드위치를 먹습니다 'ㅅ'
'샌드'박이니까 샌드위치도 팔기 때문이죠 =3

카페 샌드박에서

햇빛이 푸근푸근

자주가는 홍대 카페. 카페 샌드박에서 찍어보았습니다
하루종일 앉아있을 수 있는 카페라 먼 거리에 있어도 매일같이 가고 싶은 곳이에요

2009년 8월 18일 화요일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꾸벅꾸벅 졸다 하루가 다 가버리면
나는 밤눈이 맑은 동물이 된다

밤에는 아무도 일어나 있지 않아
눈이 맑은 시간에는 지나치는 사람도 없어

그래서 높은 곳에 위태하게 앉아있다 잠들면
사람들은 놀라곤 하지 왜 그렇게 높이 잠들었니

나를 만지지마, 자고 있는 나를
자꾸 만지면 깨물어줄테다

나를 내버려두지마, 나는 외로우니까
만져주지 않으면 가서 귀찮게 해줄테다

밤에 나를 만져줄 사람은 어디 없을까
가장 맑은 눈으로 너를 볼 수 있을 때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면 좋겠지만

잠든 사람 옆에 냐옹- 한 번 울어보고는
다시 높은 곳에 올라 귀를 씻다 잠들면

깨어있어도 잠들어있어도 어두운 세상 속
나를 만져줄 사람은 어디 있을까

그래, 나는 고양이야
언제나 어둠 속에서 냐옹-하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2009년 8월 14일 금요일

외로워

뼈가 사무칠 정도로 외로운 날이 있어요

앉으면 몸이 아프지도 않은데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못하는 날
아스팔트가 뜨겁게 녹아 흐르는 거리를 걸어도 온 몸이 시린 날

이런 날 하필이면 제 침대는 왜 그렇게 넓을까요. 베게를 두 개나 놓아도 남는 거대한 퀸 사이즈 침대에 홀로 누워 잠들지 못해 끙끙 앓다가 일어나도 전화 한 통 없는 휴대전화의 화면만 자꾸 닦아보는 이 밤이

너무 외로워요.

2009년 8월 5일 수요일

나처럼 부드러운, 검은 밤

빛이 거리를 뛰어놀면 나는 견딜 수가 없습니다. 아스팔트 위로 내리쪼는 춤꾼들이 미친 듯이 놀아나는 시간에는 차라리 카페 안에 들어가는 게 훨씬 낫더군요.

그 렇게 방구석 폐인처럼 카페 속에 잠겨 있으면 정말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요즘에는 담배, 담배, 담배 생각 밖에 안하는 것 같네요. 피우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녀석의 달콤씁쓸한 고리타분의 향기만큼 카페에 잘 어울리는 장식품이 어디있겠습니까? 하지만 가뜩이나 오덕한 저에게 담배를 물리면 여드름이 외출을 하려고 하니. 원, 참는 수밖에요.

피우 지도 않은 담배 연기를 상상하며 시간을 보내면 어느 순간 밖에는 밤이 찾아옵니다. 나처럼 검은, 부드러운 시간. 거리를 뛰노는 역할은 이제부턴 사람들의 차지입니다. 거리를 걸어도 몸이 타들지 않는 이 밤 속을 누비다 보면 어느 새 집에 와있거나 다시 카페로 돌아가 있곤 합니다.

밤 속 무대를 잘 보면 재미있는 일들이 많아요. 보통 제가 가는 곳에서는 여자가 술에 취해서 남자를 납치하는 장면들도 종종 보입니다. 살아있는 몽마녀(서큐버스)인가... 아니면 그냥 연극인가... 긴가민가 하지만 그래도 재미있습니다. 왜냐하면 이건 밤에만 특별상영하는 것이니므로 인해.

그러나 이런 밤의 시간은 여름에는 짧습니다. 낮이 밤보다 길어지는 시간. 하지만 밤이 낮보다 길어지는 시간이 오면 특별상영이고 뭐고 없습니다. 다들 들어가니까요.

그래서 저는 또 긴가-민가합니다. 거리를 함부로 걸어다녀도, 술에 취해 남자를 납치해가는 사람이 있어도, 또 반짝이는 눈동자들 사이를 춤추며 다닐 수 있는 계절은 밤을 사모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이상하니 말이죠.

그러니, 여러분들도 이 길지만 짧은 시간을 사모하신다면, 그냥 즐기시길 바랍니다. 긴가민가하다 보면 어느 날 가을이 오고 겨울이 오고... 낮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어찌되든 좋습니다. 전 자외선을 가까이 하지 않는 남자니까요.

밤을 사모하는 사람만, 이 아래에 댓글을 달아주세요. 그대가 좋아하는 특별상영 영화는 무엇인가요?

그네 흔들리는 오밤 중에

놀이터 철봉에 걸린 작은 그네들은
꼭 자리가 한 개씩 빠져있곤 했었다

세 자리에 가운데 中자를 그어
자리 하나에 아무 것도 태우지 않고 멀리 보낸 날

그네가 걸린 철봉은 굽어있었다
그네를 사랑한 사람들은 생각했었다
더 이상 굽지 않겠지

아무 것도 태워보내지 않았던 그날이
한바퀴를 돌고 5일을 더 걸어온 시간
비어있는 자리에 움푹 파인 남자가
그네를 뛰고 있었다

그네를 사랑하지 않는 남자는
그네를 뛰고 있었다

시선은 바닥을 항해, 떨어지지 않는 달
굽어있는 철봉을 공전하는 밤이었다

오밤 중에 흔들리는 그네 속에 움푹 파여
떨어질 줄 모르는 잠들지 못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싶었건만

아무 것도 태워보내지 않았던 그날
떠나버린 자리를 매달 것은 없었다

그네 흔들리는 오밤 중에
없는 자리에 앉은 사람 위에 그네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