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31일 일요일

대한민국은 우리를 사랑하지 않는다.

항상 노닥거리면서 인터넷으로 이야기를 나누던 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은 불행하게도 부모님이 계시지 않았고 또 나랑 나이도 같았다.

소년가장이었다. 동생이 있었다. 그의 집은 아마도 그가 혼자벌어들이는 조금의 알바비와 또 국가의 쥐꼬리(아차!)아니 모래알 같은 보조금으로 그나마 운영이 되었을텐데-

그러다가 어느 날 그 사람은 나에게 자랑하면서 군대면제를 받았다고, 걱정을 하나 덜었다고 좋아했는데 알고보니 그는 소년가장임에 불구하고 국가의 부름을 받아 신체검사를 받고 2등급의 딱지를 받아 현역으로 입대할 예정에 있었던 것인데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서 그는 자신과 같은 소년가장들이 입대를 면제받는다는 사실을 한참동안 모르고 있다가 누군가 나말고 다른 사람이 알려준 듯했다.

-국방부에서 문자가 날아왔다. 지금입대가가능합니다특기병신청도가능 -국방부 그러고 보니 이 문자를 보고 국방부사이트에 가서 버튼하나 눌러 다음날로 입대일이 정해진 불쌍한 사람도 본 적이 있었다. 아마도 문자를 받으면 궁금해서 꽤 많은 젊은이들이 정신없이 입대하는 듯했다. 그리고 또

아마도, 대한민국은 모르지 않았을 것이다. 2등급의 현역예정인 그 소년가장의 21살 청년에게 동생이 있고 그래서 입대하면 안된다는 것을 대한민국은 알았을 것이다. 아마도 그가 대한민국에게 가서 전 '소년가장입니다.'라고 말 안했으면 그는 군대로 질질 끌려가고 그의 동생은 어찌되었을 것인가.

대한민국은 알았을 것이다. 그가 소년가장이고 또 군대따위에 끌려가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나의 대한민국은 그를 군대에 보내고 싶어했다. 21살의 소년가장을

나는 대한민국을 사랑하는지 모르겠고
또 앞으로 어떻게 생각할지도 모르고 있었지만 확실한 것을 알았다.

대한민국은 우리를 사랑하지 않는다.

대한민국은 우리들 중 그 어느누구도
사랑하지 않았다.


댓글 2개:

  1. 하지만 그에게 "소년가장은 군대에 안 갈 수 있다." 라는 것을 알려준 사람과 소년가장이 군대에 안 갈 수 있는 제도를 만들었던 사람은.. 최소한 그 사람들은 그를, 그리고 대한민국을 사랑하지 않았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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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Mr.Dust - 2008/08/31 15:34
    글쎄요... 하지만 대한민국은 그래도 그들을 사랑하지는 않았을 거에요. 그들은 우리들의 범주에 있는 사람들임이 분명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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