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거리를 뛰어놀면 나는 견딜 수가 없습니다. 아스팔트 위로 내리쪼는 춤꾼들이 미친 듯이 놀아나는 시간에는 차라리 카페 안에 들어가는 게 훨씬 낫더군요.
그
렇게 방구석 폐인처럼 카페 속에 잠겨 있으면 정말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요즘에는 담배, 담배, 담배 생각 밖에
안하는 것 같네요. 피우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녀석의 달콤씁쓸한 고리타분의 향기만큼 카페에 잘 어울리는 장식품이
어디있겠습니까? 하지만 가뜩이나 오덕한 저에게 담배를 물리면 여드름이 외출을 하려고 하니. 원, 참는 수밖에요.
피우
지도 않은 담배 연기를 상상하며 시간을 보내면 어느 순간 밖에는 밤이 찾아옵니다. 나처럼 검은, 부드러운 시간. 거리를 뛰노는
역할은 이제부턴 사람들의 차지입니다. 거리를 걸어도 몸이 타들지 않는 이 밤 속을 누비다 보면 어느 새 집에 와있거나 다시
카페로 돌아가 있곤 합니다.
밤 속 무대를 잘 보면 재미있는 일들이 많아요. 보통 제가 가는 곳에서는 여자가
술에 취해서 남자를 납치하는 장면들도 종종 보입니다. 살아있는 몽마녀(서큐버스)인가... 아니면 그냥 연극인가... 긴가민가
하지만 그래도 재미있습니다. 왜냐하면 이건 밤에만 특별상영하는 것이니므로 인해.
그러나 이런 밤의 시간은 여름에는 짧습니다. 낮이 밤보다 길어지는 시간. 하지만 밤이 낮보다 길어지는 시간이 오면 특별상영이고 뭐고 없습니다. 다들 들어가니까요.
그래서 저는 또 긴가-민가합니다. 거리를 함부로 걸어다녀도, 술에 취해 남자를 납치해가는 사람이 있어도, 또 반짝이는 눈동자들 사이를 춤추며 다닐 수 있는 계절은 밤을 사모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이상하니 말이죠.
그러니, 여러분들도 이 길지만 짧은 시간을 사모하신다면, 그냥 즐기시길 바랍니다. 긴가민가하다 보면 어느 날 가을이 오고 겨울이 오고... 낮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어찌되든 좋습니다. 전 자외선을 가까이 하지 않는 남자니까요.
밤을 사모하는 사람만, 이 아래에 댓글을 달아주세요. 그대가 좋아하는 특별상영 영화는 무엇인가요?
새벽을 사랑하는 부두인형입니다.
답글삭제밤엔 뭐니뭐니해도 하늘보며 길 걷기죠. 가끔 걸려 넘어질 때도 있지만 밤 하늘을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서울에서는 별이 잘 안 보여도, 제가 사는 곳은 구석진 곳이라 꽤 많은 별이 보이거든요. ^ ^
@부두인형 - 2009/08/05 13:54
답글삭제멋지죠.. 별이 보이는 곳은. 전 천체망원경이 있건만 꺼내보질 못하네요. 뭐가 보여야 하니 말입니다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