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18일 화요일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꾸벅꾸벅 졸다 하루가 다 가버리면
나는 밤눈이 맑은 동물이 된다

밤에는 아무도 일어나 있지 않아
눈이 맑은 시간에는 지나치는 사람도 없어

그래서 높은 곳에 위태하게 앉아있다 잠들면
사람들은 놀라곤 하지 왜 그렇게 높이 잠들었니

나를 만지지마, 자고 있는 나를
자꾸 만지면 깨물어줄테다

나를 내버려두지마, 나는 외로우니까
만져주지 않으면 가서 귀찮게 해줄테다

밤에 나를 만져줄 사람은 어디 없을까
가장 맑은 눈으로 너를 볼 수 있을 때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면 좋겠지만

잠든 사람 옆에 냐옹- 한 번 울어보고는
다시 높은 곳에 올라 귀를 씻다 잠들면

깨어있어도 잠들어있어도 어두운 세상 속
나를 만져줄 사람은 어디 있을까

그래, 나는 고양이야
언제나 어둠 속에서 냐옹-하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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