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은 총보다 강합니까?
그리하여 그것이 쏘아지면
강철심장을 꿰뚫을 수 있는 것입니까?
촉을 다듬은 무딘 펜이라도
만인의 옷을 검게 물들일 수 있는 것입니까?
하얗게 얼어버린 세상을 깨는
마지막 장전을 -찰칵-
손에 감아
관자놀이를 살짝 눌러보면 빨간 벽돌바닥으로
쓰러질 시인은
아직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펜을 장전할 다음 사람은 누구입니까?
닫힌 문 아래로 흥건히 고인
검푸른 호수 속에서 건질 그대를
불어버린 구두가 터지도록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다시 한 번 -찰칵-
손에 감기는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창공을 흩뿌리면
활짝 열릴
시인의 문고리를 잡아내리겠습니다.
하얗게 물든 잉크 카트리지를 꿈꾸며
문을 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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