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26일 일요일

시간, 감각, 나

오랜만에 차를 몰았다. 감각은 무디지 않았지만 너무 오랜만에 잡아서 그런지 느리게 움직였다.

시간이라는 건... 어찌되었건 어디에서나 작동하는 것 같다. 한 번 경험한 모든 것에 대한 감각은 사라지지 않는다. 누군가를 좋아했던 감정, 처음으로 리눅스를 부팅시킨 날, 술에 완전히 취한 날, 담배연기 속에 잠들었던 순간들. 그날의 감각은 여전히 내 머리 속에, 또 손끝에도 남아서 맴돌고 있다. 지문이 빙빙 도는 모양 그대로. 그러나 너무 오래동안 다시 그 감각을 느끼지 못하면 느려진다.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했던 마음도, 리눅스를 깔던 기민한 손동작, 술을 마시는 손, 담배에 불을 붙이는 엄지손가락까지도 느려진다.

그래서 가끔은 답답한 마음에 빨리 가보고 싶지만 그 선을 다신 넘을 수 없었다. 나이가 들면서 시간은 빨리 가버리고 있건만 어째서 감각의 속도는 느려지는 걸까. 미친듯이 복도를 내달려도 시간이 그토록 가지 않았던 고등학교의 교실 의자에 다시 앉고 싶은 밤이다.

감각이 0의 순간에 도달하면, 그때는 시간이 무한대로 질주할 것이다. 죽음. 그리고 나는 어디로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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